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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ing/읽고 남김

청춘의 독서 by 유시민

by 그냥그렇듯이 2018.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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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애독자들이 기다려온 리커버 에디션 출간

감각적인 미니멀 커버로 유시민을 다시 만난다!

‘지식소매상’ 유시민을 만든 14권의 고전

100년 뒤에도 모든 젊음들을 뒤흔들 위험하고 위대한 이야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유시민. 그가 청춘의 시절에 품었던 의문들 그리고 오늘날 젊은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뜨거운 질문에 ‘세상을 바꾼 한 권의 책’으로 답한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해답 없는 질문들을 들고 방황할 때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왜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할까?” 한때 몸담았던 공직 생활을 뒤로하고 인생의 중턱에 이르렀을 때, 유시민은 청춘의 시절을 함께했던 14권의 책들을 다시 집어 들었다. 삶에서 이정표가 되어준 책들,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을 받았던 ‘오래된 지도’를 다시 펼친 것이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한 『죄와 벌』,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에 눈뜨게 해준 『전환시대의 논리』, 지하 서클 선배들이 던져놓고 갔던 『공산당 선언』, 세상을 전율시킨 〈항소이유서〉에 영감을 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슴 아픈 마지막을 떠올리게 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까지. 그가 다시 꺼내 든 책 하나하나가 긴 세월 축적된 생각의 역사 그 자체이자, 누구보다 뜨거웠던 청년 유시민을 만든 원천이다.

『청춘의 독서』는 과거의 젊음들이, 지금 고뇌하는 청춘들이 그리고 100년 뒤 미래의 젊음들이 끊임없이 다시 읽을 책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인을 울린 얇은 소설 한 권, 한때 세상을 전복시켰던 한 장의 선언문을 통해, 그는 인류의 생각의 역사를 보여주고 우리 몸 안에 자리 잡은 지성의 유전자를 발견하게 한다.

<목차>

머리말. 오래된 지도를 다시 보다 


0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가난은 누구의 책임인가

-날카로운 첫 키스와 같은 책

-평범한 다수가 스스로를 구한다


02.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지하대학과 사상의 은사

-벌거벗은 임금님을 발견하다

-지식은 맑은 영혼과 더불어야 한다


03. 청춘을 뒤흔든 혁명의 매력 :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영혼을 울린 정치 선언문

-박제된 혁명 교과서의 비애

-역사에는 종말이 없다


04.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 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냉혹하고 기괴한 천재, 맬서스

-자선은 사회악이다

-재산권과 생존권

-편견은 천재의 눈도 가린다


0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

-로맨스를 빙자한 정치소설

-유쾌한 반란의 소묘

-얼어붙은 땅에서 꽃이 피다

-위대한 시인의 허무한 죽음


0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역성혁명론을 만나다

-백성이 가장 귀하다

-아름다운 보수주의자, 맹자의 재발견

-대장부는 의를 위하여 생을 버린다


0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

-소문뿐인 혁명

-주사파, 1980년대의 이명준

-열정 없는 삶을 거부하다


08. 권력투쟁의 빛과 그림자 : 사마천, 『사기』

-『사기』의 주인공, 한고조 유방

-지식인 사마천의 울분

-새 시대는 새로운 사람을 부른다

-권력의 광휘, 인간의 비극

-정치의 위대함을 생각한다


09. 슬픔도 힘이 될까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존엄을 빼앗긴 사람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

-슬픔과 노여움의 미학

-이반 데니소비치 탄생의 비밀

-노동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해설을 먼저 읽어야 할 고전

-다윈과 월리스, 진화론의 동시 발견

-다윈주의는 진보의 적인가

-이타적 인간의 가능성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부(富)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

-사적 소유라는 야만적 문화

-일부러 낭비하는 사람들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했던 경제학자

-인간은 누구나 보수적이다


12.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뉴욕에 재림한 리카도

-꿈을 일깨우는 성자(聖者)의 책

-타인을 일깨우는 영혼의 외침


13.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보이는 것과 진실의 거리

-명예 살인

-68혁명과 극우 언론

-언론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4. 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랑케를 떠나 카에게로

-회의의 미로에 빠지다

-식자우환(識字憂患)

-진보주의자를 위한 격려와 위로


후기. 위대한 유산에 대한 감사 

<정리>

0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에 등장하는 두냐

03 청춘을 뒤흔든 혁명의 매력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주장한 처방
    1. 토지 몰수와 국유화
    2. 고율의 누진세.
    3. 상속권 폐지.
    4. 망명자와 반역자 재산 몰수
    5. 금융기관 국유화
    6. 운송 수단 국유화
    7. 국영 공장 확충과 토지 공동 이용.
    8. 의무 노동제 도입과 농업을 위한 군대 양성.
    9. 농업과 공업의 결합, 도시와 농촌 차이 해소.
    10. 아동 무상교육, 아동노동 폐지, 교육과 생산의 결합

마르크스 주의에 대한 의심 및 문제점
    1. '역사적 유물론' 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 모순
    2.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심

04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인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맬서스는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고 자녀들을 국가가 맡아 기르도록 한 영국의 '구빈법'이 오히려 빈민을 양산하고 빈곤을 악화시킨다고 비난했으며, 가난한 사람을 돕는 개인적인 자선까지도 단호하게 비판했다. 

'인구론'은 인구 증가를 국가 부흥의 증거라고 생각했던 유럽의 정치가와 지식인들을 후려쳤다. 맬서스는 출산율을 낮춤으로써 인구 증가를 막는 '예방적 억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예방적 억제는 상류층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하류층들은 성욕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맬서스는 전 세계에서 노령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일본을 보면 무슨 말을 할까? 사회,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가정을 이루길 포기한 젊은이들을 본다면?

맬서스는 위대한 족적을 남겼지만 편견과 고정관념에 일그러진 부분이 있다.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될 수 있다.

0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푸시킨은 러시아 귀족 출신으로 황제가 만든 귀족학교에 다녔다.ㅣ 하지만, 프랑스 출신 가정교사에게 프랑스 말로 문학,철학,역사를 공부했다. 때문에 자신이 태어난 1799년보다 10년 앞서있던 프랑스대혁명과 나폴레옹전쟁의 역사를 알았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푸시킨은 러시아 민중의 문화적 전통을 유모로부터 물려받았다. 

나폴레옹은 1812년 러시아를 침략했다 패배했다. 러시아인들은 이 전쟁을 '조국전쟁'이라고 부른다. 이때 퇴각하는 프랑스 군대를 추격하여 서유럽으로 간 한 무리의 청년 장교들이 잇었다. 이들은 평민 출신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었고, 서유럽에서 날개펼친 자유를 맛보고 러시아로 돌아와 혁명적 지식인들과 함께 차르 전제정치와 농노제도를 철폐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러한 혁명으로 러시아를 입헌군주제, 공화제, 연방제 국가로 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 비밀결사를 만들었으니, 역사는 이들에게 '데카브리스트(12월당원)'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됐고 많은 청년 장교들이 잡혀 사형당하거나 유배당했다. 이들은 시배리아 유배지인 이르쿠츠크로 보내졌는데, 갑자기 사라진 남편을 찾아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모두 버리고 간 아내들이 많았다. 러시아의 많은 지식인, 문인, 청년들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배리아의 혹독한 유배지 생활을 선택한 그녀들을 두고 많은 작품을 써 내려갔다. 니콜라이 네크라소프의 [데카브리스트의 아내들]이 그 중 하나이다.

1826년 9월 황제 니콜라이 1세는 남부로 추방당한 이후 6년째 변방을 떠돌던 푸시킨을 모스크바로 불러들여 독대했다. 러시아 민중의 가슴에 자유를 선물한 이 시인을 죽일 수는 없기에 가까이 두고 감시하고자 한 것이다. 황제는 그의 글을 자신이 직접 검열하고자 했다. 그리고 [대위의 딸]은 황제가 직접 검열하고 내보낸 책이라는 사실... 

푸시킨의 죽음과 관련된 세 명의 존재. 첫째는 나탈리아 곤차로바이다. 푸시킨의 아내로 경박함과 방탕함으로 푸시킨에게 재정적 곤경과 불명예를 선사했다. 둘째로 나탈리아 곤차로바의 내연상대였던 단테스. 그는 네덜란드 공사의 양자로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사교계를 휘저었다. 마지막으로 황제 니콜라이 1세.

0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객관적으로 보면 맹자는 실패한 지식인이다. 그의 사상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무려 1,500년 가까운 긴 세월이 필요했다. 12세기 남송 시대에 와서야 유학자들은 [맹자]를 '사서'의 하나로 승격시켰다.

맹자의 권력에 대란 견해는 다음과 같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된다.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된다.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그런데 가장 귀한 것은 바로 백성이다.

맹자는 경제생활을 안정시켜야 민심을 얻을 수 있고 이를 위해서 힘으로 통치하는 패도가 아닌 인의로 통치하는 왕도를 따르라고 군주들이게 역설함.

기록을 남기는 자가 역사에서 승리한다.

맹자의 내용은 크게 둘로 나뉜다.

1. 양혜왕,공손추,등문공에 등장하는 맹자는 정치가 또는 현실 참여형 정치인으로서 왕도정치론과 역성혁명론, 국가론, 사회정책론을 역설함.

2. 이루,만장,고자,진심에서는 사람의 본성, 선과 악,군자의 도리, 인생관 등 철학자 맹자로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

맹자는 성선론자였다. 백성들이 선한 마음을 잘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지식인의 책무라고 여김.

"사람은 다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까닭은,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하는 것을 보면 누구나 깜짝 놀라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되니, 이는 아이의 부모와 교분을 맺기 위함도 아니요, 마을 사람과 친구들에게서 명예를 얻기 위함도 아니며, 또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싫어해서도 아니다. 이렇게 볼 때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겸손히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가리려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측은지심이 인의 시작이며 수오지심이 의의 시작이묘 사양지심이 예의 시작이며 시비지심이 지의 시작이다.

이것이 맹자의 유명한 '사단'이다. 이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측은지심이다. 

맹자는 백성들이 선한 마음을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금과 형벌을 줄이고 교역을 장려하여 윤택한 경제생활을 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부모를 공양하고 자식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예의를 논할 수 없다고 했다. 윤택한 생활의 바탕위에 국가와 지식인들은 백성들에게 인륜을 가르쳐야한다고 말했다.

맹자는 공동체의 질서를 중시했다. 양주와 묵자을 강렬히 비판했다. 양주는 현대적으로 극단적 개인주의와 자연주의를 표방했다. 묵자는 현대적으로 상호부조론과 반전 평화주의, 자연주의 철학을 실천했다.

맹자는 효를 최고의 가치로 간주했다. 

"귀하게 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귀함을 지니고 있건만 생각하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남이 귀하게 해준 것은 진정 귀한 것이 안다. 조맹이 뒤하게 해준 것은 조맹이 천하게 할 수 있다." 고자 상 17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삶보다 더 절실히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죽음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환란을 피할 수 있어도 피하지 않는 것이다. (중략) 오직 현자만 이런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가지고 있지만 현자는 이를 잃지 않았을 뿐이다." 고자 상 10

"내가 남을 사랑해도 남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인자한 마음이 넉넉했는지 되돌아보고, 내가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지식과 지혜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것이며, 예로 사람을 대해도 나에게 답례를 하지 않으면 공경하는 마음이 충분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일을 당하고도 성과를 얻지 못하면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바르다면 온 천하 사람이 다 내게로 귀의할 것이다." 이루 상 4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문인 유한준

"천하라는 넓은 집인 인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 바른 자리인 예에 서며, 천하의 대도인 의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자. 부귀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꺾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라고 하는 것이다." 등문공 하 2

0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08 권력투쟁의 빛과 그림자 - 사마천 '사기'

한고조 유방, 초패왕 항우 그리고 한나라 왕 유방 군대의 총사령관 한신 -> 토사구팽의 원조

한신이 말하길 "정말 사람들의 말에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을 치워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라고 하더니,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 사기열전 1, 806쪽

한고조는 한신을 죽이지 않고 초나라 왕에서 회음후로 강등만 하였다. 한신은 황제가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은둔하여 지냈다. 하지만,한고조의 조강지처인 여씨 성을 가진 황제의 아내 여후가 한신을 불러내 죽였다. 한고조는 슬프면서도 기뻤했다고 한다.

사기 130편 중 112편이 인물전기다. 인물 전기 112편 중 57편이 비극적 인물들을 다룬다. 한자오치가 이들을 다음과 같이 6부류로 나누었다.
    1. 법가의 대표 인물은 상앙과 반란을 일으켜 진나라를 사실상 무너뜨린 진승은 시대를 앞서 갔다가 공격과 모함을 받고 살해당함.
    2. 항우와 제 환공은 역사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찌만 실수와 착오 때문에 비참한 마지막을 맞음.
    3. 한신과 몽염은 큰 업적을 세웠으나 군주의 시기와 견제를 받아 살해됨.
    4. 굴원과 왕촉은 도의와 원칙을 고수하다가 희생됨.
    5. 공자와 맹자는 학문을 전파하고 이상을 견지하기 위해 싸웠으나 생전에 아무것도 못이룸.
    6. 진시황과 유방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나 결국은 실패함.

'역할의 전도'현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 숙손통은 진나라 2세 황제에서 시작해 항우를 거쳐 한고조와 그 아들 혜제까지 무려 열 명이 넘는 왕과 황제를 섬기면서도 목숨과 자리 둘 다를 보존했다. 그는 군주의 마음을 잘 읽고 그 고민을 해결해주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전쟁 중에는 유방에게 무공에 능한 인물만 천거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황제에게 국가 운영에 기여할 지식인을 대거 추천해 벼슬을 주었다... 한고조의 첫 번째 두통거리는 '개국공신'들이었다. 한고조가 천하를 통일하고 나라 운영에 필요한 책상벌레들을 가까이하자 그들은 연회시간에 술을 퍼마시고 칼을 끄집어내 자신의 공을 치켜세우기 바빴다. 이때, 숙손통은 유학의 고장인 노나라로가 수십명의 인재들을 데리고와 예법을 제정하고 의식을 실행했다... 이 후, 개국공신 그 누구도 황제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았다.

권력을 상속받은 게 아니라 스스로 일구어낸 사람은 누구도 이런 '걱정'을 피할 수 없다.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민주주의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차지한다. 따라서 선거 승리를 위해 공을 세운 참모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국공신들은 새로운 정권에서 높은 직위를 얻고자 한다. 그런데, 선거전에 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국정 운영과 국가 행정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공이 있으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면 국정이 어지러워지고 국민들의 원성을 사기 쉽다. 그러나 그들에게 자리를 주지 않으면 불만을 터뜨리고 권력자를 원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망을 못이겨 그들에게 자리를 주면 국정은 필시 망가지고 성난 민심을 볼 수 있을 뿐이다.

09 슬픔도 힘이 될까 -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Novyi Mir - '신세계' 러시아어

생존을 위해 살아온 10년의 기록. 절망적인 매순간 속에서 노동과 식사의 즐거움을 통해 하루를 살아내는 것. 어쩌면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 그리고 그러한 삶의 태도.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종의 기원을 읽기전에 참고할만한 책들을 소개했다.
    1.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2. [진화하는 진화론] 스티브 존스
    3. [How to read 다윈] 마크 리들리

허버트 스펜서 Herbert Spencer (1820-1903)은 사회 진화를 '개별화'가 심화되는 과정으로 파악했다. 인간 사회가 노동의 분화와 발전을 통해 차별이 없는 군집 상태에서 복잡한 문명 상태로 진화한다고 보고, 사회를 강제적인 협력이 지배하는 군사형 사회와 자발적 협력으로 운영되는 산업형 사회로 분류했다. 군사형 사회는 원시적 독재가 지배하는 반면, 산업형 사회는 문명적 개인주의가 토대를 이룬다. 요약하자면, 강제에서 자발적 협력으로,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단순성에서 다양성으로 가는 것이 사회 진화의 정향성이라는 것이다. 

진보주의자들이 다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의 진화론이 보수주의 철학의 기초를 이루는 맬서스와 스펜서의 사회진화론, 경쟁과 적자생존을 예찬하고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은 애덤 스미스만큼이나 많은 오해를 받는 철학자다. 스미스는 대학 교수와 지게꾼의 재능 차이가 그레이하운드와 마스티프종의 재능 차이보다도 적다고 말한 사람이지만 자유방임을 옹호한 그의 조화론적 세계관 때문에 부자를 옹호했다는 오해를 받곤 한다. 다윈 역시 생존경쟁과 자연선택 이론을 사회복지 정책에 반대하는 속류 사회진화론자들이 오남용한 탓에 마치 불평등과 차별을 옹호하는 냉혹한 이데올로그인 것처럼 오해를 받는다.

인간은 이기적 본성을 버리지 못하지만, 동시에 이타 행동을 우러러보는 직관적 도덕률을 지닌 동물이다. 인간은 또한 밤하늘의 별을 볼 때에도 땅에 발을 디뎌야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현실의 이해타산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고결한 이상주의가 사라진다면 인간의 삶이 너무 비천할 것 같다.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돈이 있어야 삶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재화를 구입할 수 잇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은 경제학 용어로 말하면, 육체적 심리적 만족과 행복을 얻는 데 필요한 생활 자료를 취득하기 위한 활동이다. 하지만 베블런은 전혀 다른 견해를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돈으로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 하는 경쟁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해 소비함으로써 만족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하는 것이 돈을 버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돈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효용 함수'는 나의 행복이 오로지 내 자신이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다고 가정한다. 타인의 소비는 나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리다. 하지만 베블런은 이것을 부정한다. 그는 나의 행복은 내가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 또는 내가 소유한 부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많으냐 적으냐에 좌우된다. 부를 축적하는 경쟁에서는 남을 이기는 것이 행복의 열쇠지 부의 절대적인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베블런은 추상적 공리와 논리적 추론이 아닌 관찰을 통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베블런은 현대를 포함하여 인류 문명 전체를 '사적 소유권의 기초 위에성립한 야만 문화'로 규정했다. 호모사피엔스는 사유재산의 발생을 계기로 '미개 문화'에서 '야만 문화'로 넘어왔다. 야만 문화는 초기의 '약탈적 단계'를 거쳐 19세기 미국과 같은 '준평화적 단계'로 이행했다. 그는 야만 문화 전체를 통틀어 사회를 지배한 집단에게 '유한계급(leisure class)'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한계급은 생산적 노동을 면제받은 인간 집단을 말한다. 준평화적 딘계의 아만 문화를 지배하는 현대의 유한계급은 야만 문화의 약탈적 단계를 지배했던 유한계급의 속성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것이 바로 금전적 경쟁(pecuniary emulation)과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 과시적 여가 (conspicuous leisure)다.

야만 문화의 약탈적 단계에서 남자들은 사냥과 전쟁을 벌였다. 여기서 획득한 전리품은 압도적인 힘의 증거로 여겨졌다. 이 문화 단계에서 투쟁과 침략은 가치를 공인받은 자기주장의 형식이며 강탈과 강압으로 획득한 물건과 서비스 또는 노예와 여자는 성공적인 침략의 전통적인 증거가 된다. 반면 강탈이 아닌 방법으로 어떤 유용한 것을 획득하는 것은 훌륭한 신분을 가진 남자에게는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졌다. 

베블런은 말했다. "생산(industry)이란 수동적인 물질에서 새로운 목적을 지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의적인 제작자의 노고를 말한다. 반면 공훈(exploit)은, 어떤 사람이 자기에게 유용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다른 사람이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쏟았던 에너지를 자기의 목적에 맞게 전용하는 것이다." 유한계급론 45쪽

베블런은 말했다. "여기서 '레저 leisure'라는 요엉는 나태나 무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1) 생산적 노동은 가치가 없다는 의미에서, 그리고(2) 게으르게 살아도 될 만큼 금전적 능력이 있다는 증거로서, 시간을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한계급론 67쪽

유한계급은 생활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부를 만인의 눈앞에서 입증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한다. 그런데 혼자서 소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유한계급의 신사들은 자기를 대신해서 재화와 레저를 소비할 사람을 찾는다. 배우자, 가족, 집사, 하인, 파티에 초대받은 친구와 친척이 모두 '대행적 소비자'로서 그를 대신해서 부를 '낭비'하면서 그가 얼마나 관대하며 돈이 많은 인물인지를 증명해줄 목격자가 된다. 그들의 의복, 예절, 의전,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은 그들이 생산적 노동에서 완전히 면제되었다는 사실을 잘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실생활에 크나큰 불편을 안겨주는 그것들을 몸에 익히는 데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비되었다는 것을 쉽게 보여줄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베블런은 주류 경제학의 합리적 개인이라는 관념과 효용 함수의 근저에 잇는 기본 공리를 부인함과 동시에 경제학자들이 숭앙하는 시장가격 결정이론에 대해서도 그 보편적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은 감소한다.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들은 기하학적으로 우하향인 수요곡선을 제시한다. 하지만 베블런은 이것을 뒤집었다. 과시적 소비를 하는 유한계급에게는 그 반대가 맞다는 것이다.

유한계급은 가치가 가격을 규정하는게 아니라 가격이 가치를 결정한다. 유한계급의과시적 소비 목적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지출을 통해 부를 과시하는 것이다. 품질과 무관하게 오로지 비싸다는 이유 때문에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값이 비쌀수록 수요도 늘어난다. 이것이 소위 '명품의 경제학'이다. 이러한 베블런의 이론이 적용되는 상품에는 베블런재(Veblen-goods)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회의 진화가 '제도의 자연선택'이라면 제도는 무엇인가. 베블런에 따르면 제도는 종국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와 기능에 관한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며, "일정한 시기에 통용되는 모든 제도의 총체"가 그 시대의 생활양식이 된다. 지배적인 생활양식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그 시대를 지배하는 정신적 태도"다. -> zeitgeist.  그런데 사회제도의 총체로서 한 시기의 지배적인 생활양식 또는 습관적 사고는 환경이 변화를 강요하지않는 한 무한정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전승되는 제도, 습관적 사고, 견해, 정신적 태도와 소질은 그 자체가 ㅂ수적인 요인이 된다. 고로, 모든 인간은 보수적이다.

어느 시점엔가 변화한 환경이 기존의 지배적인 생활양식과 습관적 사고를 더는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 이럴 때 사회의 진화가 일어난다. 생활환경의 변화가 주는 압력에 덜 노출되거나 둔감한 사람일수록, 그 압력을 버텨낼 힘이 있는 개인일수록 더 오래 정신적 적응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이 바로 유한계급이다. 유한계급은 물질적 이익이나 기득권 때문에 보수적인 것이 아니다.

12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는 경제사상의 족보에 따르면 애덤 스미스의 아들이며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의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스미스는 분업과 자유 거래가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의 축복을 내릴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리카도는 농업생산력의 발전이 가져오는 풍요의 열매를 토지 소유자가 독점한다는 차액지대론을 수립함으로써 경제학에 '우울한 과학dismal science'이라는 불길한 운명을 선고했다. 조지는 리카도와 마찬가지로 경제 중심지의 토지를 보유한 지주들이 진보의 과실을 지대 형식으로 독점하기 때문에 대중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지는 리카도처럼 비관적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는 지주의 불로소득을 조세로 징수하고 그 대신 다른 모든 세금을 폐지하라는 해결책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토지 단일세 운동(single tax movement)'는 사회운동으로 발전했다.

현재 한국에서 시끄러운 토지공개념과 이어져있다. 사실 이 개념이 한국사회에 나타난 것은 노태우정부때부터였다고 한다. 1980년대 말 집값 땅값이 폭등하자 전세금 폭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수 많은 사람들이 옮겨갔다. 전세금이 불과 2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오르자, 노태우 정부가 '토지공개념'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투기 목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추저오디는 땅에 토지 초과이득세를 부과했다. 하짐나 이는 헌법 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조지는 마르크스와 달리 사유재산제도의 폐지 또는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주장하지 않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폐기하자고 하지도 않았다. 다만 조세 징수를 통해 생산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사람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근거로 진보의 경제적 과실을 독점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진보와 빈곤이 동시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해소하려고 했을 따름이었다. 

13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 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zeitung은 신문이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 일반명사다.

이 소설은 뚜렷한 진보 성향을 지닌 지식인 뵐과 극우 황색신문 <빌트>가 벌였던 기나긴 전쟁의 산문이다. 사실 신문사와 소설가의 싸움이 아니라, 지식인 하인리히 보리과 출판 자본가 악셀 슈피링어 Axel Springer가 벌인 피할 수 없는 정치투쟁이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의 <쥐트도이체 차이퉁 Sueddeutsche Zeitung>, 보수 성향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진보 성향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Frankfurter Rundschau> => 독일의 신문사들

14 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랑케는 말했다. 과거를 "원래 있었던 그대로(wie es eigentlich gewesen war)" 보여주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라고.

랑케는 역사의 발전이나 진보를 인정하지 않았다. 역사는 발전하거나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리저리 변화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시대가 앞서 간 다른 시대보다 우월하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진보를 인정하는 경우에도 어디까지나 물질적 진보만 인정한다. 정신은 진보하지 않는다. 

카가 남겨준 교훈:
    "나는 단지 역사가의 작업이 그가 속한 사회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가를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흘러가는 것이 사건만은 아니다. 역사가 자신도 그 흐름 속에 있다. 역사책을 볼 때 표지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언제 집필되었고 언제 출판되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때로는 이런 것이 더 많은 비밀을 드러낸다. 만일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다시 들어갈 수 없다고 한 철학자의 말이 옳다면, 한 역사가가 같은 책을 두 번 쓸 수 없다는 말 역시, 같은 이유로 진실일 것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60-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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