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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79회 - H벨트, 섬에서 대륙으로

by 그냥그렇듯이 201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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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2박 3일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리고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발언과 함께 미국과 북한을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 가깝지만 아주 먼 곳이다.

이념 싸움이라는 비극적인 사상의 씨앗이 6.25 전쟁의 서막을 올렸고, 한반도는 두 동강나버렸다.

과연 이번 방북 성과로 인한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원동력을 탄생 시킬 수 있을까?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그 해답을 H벨트에서 찾고있다.


H벨트는 그럼 무엇일까?

통일부가 발행한 카드뉴스를 봐보자.

위의 그림과 같이 한반도의 3대 경제벨트를 H 모양으로 구축하겠다는 생각에서 'H벨트'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 핵심에는 남북한과 유라시아를 잇는 철도계획이 있다.


<명견만리 79회 - H벨트, 섬에서 대륙으로>

<출연자>

이선영 : KBS 아나운서
나희승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줄거리>
[H벨트, 섬에서 대륙으로] 20여 년간 남북 철도를 연구해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나희승 원장과 함께 '연결'을 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모색해본다.

우리나라는 해외로 나가위해선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100년 전에는 유럽에 기차를 타고 갔다. 한국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할 때 기차를 타고 갔다. 그는 경성 (서울) > 평양 > 신의주 > 하얼빈 >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갔다. 이 여행은 꼬박 15일이 걸렸다고 한다. 서울에서 독일까지 기차로 갔다니... 2018년 현재, 다시금 한국이 유라시아와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경제 침체 등으로 어려운 대한민국... 그리고 이러한 위기를 타계할 한국경제 도약의 돌파구는 바로 북방으로의 '연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결'의 핵심은 바로 북한에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최근 두만강을 사이에 둔 중국 훈춘시에 '권하세관'을 열어 관광업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관광업뿐만 아니라 국경 인접지역에 시장을 열어 경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압록강 신근처 신의주에서도 민간무역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중국과의 교류확대는 신의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신의주에서는 건설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북한 국경의 발전은 중국 국경에서도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중국 단둥에서는 부동산 값이 크게 폭등했다고 한다. 

지난 까지만 해도 전쟁설이 돌았던 한반도...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을까? 지난 6월 김정은은 경제현장 지도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한다. 경제개발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북한은 나선지구의 개발에 아주 힘을 쓰고 있다. 1991년 북한은 나진과 선봉 두 도시를 합쳐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나선'이라고 이름 붙였다.

나선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강화되던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외국기업들의 거래가 암암리 진행되던 곳이다. 나선의 경제 부흥을 이끈 것은 수산물이라고 한다. 이곳의 수산물은 중국내 수산물 가격보다 30~40% 비쌈에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나선의 생활이 변한 모습을 크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은행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은행 거래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제 은행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개인 소유 재산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노동임금도 은행을 통해 지급하는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나진항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에 인접하고 있고 항구와 철도가 함께 연결되어있어 물류이동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한다. 나진항의 3항구는 북한에서 가장 좋은 항구라고 일컬어진다. 

나진, 선봉 지역은 해로와 육로의 중심지로 아주 중요한 요충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기위한 전초기지로 사용했던 곳도 바로 나진이였다. 중국은 2010년부터 창충, 지린, 투먼 일명 창지투라는 동북 3성을 개발해서 동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있다. 중국의 창지투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나진이다.

Q -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이 긴밀해졌다는 느낌 받았습니다.
나희승 - 맞다.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북중러 3국의 관계가 깊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선경제특구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동안 나선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국 기업들이 나선에 진출하는데 큰 지원을 해왔다. 북한의 중국 대외무역 의존도는 전체 대외무역량의 95%이다. 한국은 이제 0%에 가깝다.

중국은 항만, 도로, 철도를 전방위로 연결해 북한을 태평양 진출의 통로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나진항 개발뿐만 아니라 철도연결에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고속철이 생기면서 중국의 교통에 혁신이 일어났다. 작년 중국의 고속철 이용객수는 12억명이다. 중국은 이 고속철을 베이징 > 선양 > 단둥 > 신의주 > 평양으로 확장시키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베이징 > 단둥은 4시간이 걸리게 된다.

지금도 평양역에는 매일 중국을 오가는 국제열차가 있다. 대부분 무역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평양에 관광을 가는 중국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 평양과 단둥을 오가는 국제열차의 속도는 시속 50km 정도이다. 만약 이 구간에 고속철이 들어선다면 단둥 > 평양은 1시간 걸린다. 현재 북중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매일 북한을 가는 중국인들이 2,000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철도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통로가 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의 연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2013년 발표한 '일대일로' 정책때문이다.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은 바로 네트워크에 있다. 2018년까지 중국은 2만 5km의 고속철도를 건설했다. 이는 전세계 고속철도의 66%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현재, 중국은 북한 신의주 코앞까지 고속철을 깔아놓았다. 앞으로 서울에서 평양을 까지 신의주까지 경의선 고속철도를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 고속철로 이동하면 서울 > 베이징은 5시간 30분에 주파가 가능하다. 시간/비용면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경의선 390km만 연결한다면, 중국 시장에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Q - 대륙과의 철도연결이라는 꿈은 좋지만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나희승 - 맞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하지말고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 경의선은 2007년 연결공사를 완료하였고, 개성공단까지 1년간 운행을 했다. 남북한 경색된 분위기때문에 사용이 어려웠을 뿐이다. 10년전부터 이미 물리적으로 서울-평양이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평양-베이징 노선은 주4회 이상 운행중이다. 현재 이것과 관련해 논의중이다.

러시아는 2020년 까지 화물철도의 이동 속도를 높이는 개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내 철도물류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러시아내 모든 물류가 7일이내에 이동할 수 있게 만들 작정이다. 

현재 한국은 부산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어지는 철도노선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철도 개선을 끝마친다면 8일만에 한반도에서 모스크바까지 주파가 가능하다. 해운으로 30일이 걸리는 시간이 대폭 절감될 것이다. 가장 큰 효과를 볼 곳은 바로 물류 산업이다. 

TKR-TSR 연결 후 예상 물동량을 보면, 2019년 부터 연 10% 성장으로 10년간 2배, 20년간 4배가 넘는 물동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이야기한다.

Q - 북한 인프라 확충비용을 우리가 감당한다면 너무 부담되지 않을까?
나희승 - 북한과 연결할 때 고려할 것이 몇개가 있다. 첫째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풀리는 것. 둘째가 북핵의 포기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함께 가야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북한에 투자하고자 하는 국가들이 모여서 Fund 형태로 북한 인프라 개발에 투자할 것이다. 현재, 주요 국내 건설사들은 북한 TF를 꾸린 상태이다. 

부산 신항의 물동량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올라가는 해로가 TKR로 대체된다면 운송 소요 시간이 약 절반정도 로 축소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남북 연결에 기대가 큰 것은 물류회사뿐만이 아니다. 최근 부산은 신안 근처 570만평 부지에 국제산업물류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대규모 물류도시는 올해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의 유수제조업체 / 물류업체가 영업을 시작했고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입주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국제산업물류도시의 입지는 항만과 공항, 철도, 도로 등이 모두 갖춰진 물류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산은 한반도 신 경제지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동쪽으로는 태평양, 서쪽으로는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분단 이후 한반도는 섬이나 다름 없었다. 이제 H벨트 구상으로 새로운 한반도가 탄생하게 된다.

환서해벨트 :  목포 > 인천 > 남포 > 신의주 >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환동해벨트 : 부산 > 북한(원산) > 북한 (나선) >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접경지역벨트 : 인천 > 서울 > 철원 > 원산을 연결하는 접경지역 환경/관광벨트

환동해 경제벨트 연결시 인구 1억 5천만명, GDP 2조 달러의 경제시장과 새롭게 탄생된다. 환서해 경제벨트는 중국의 동북지역을 포괄함으로써 인구 6억명, GDP 6조 7천억 달러의 경제권을 탄생시킨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Bridge가 될 것이다.

Q - 남북한과 러시아는 철도 표준이 다른데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나희승 - 나폴레옹 트라우마라고 한다. 러시아는 유럽의 침략을 두려워하여 철도를 넓은 궤도(광궤)로 깔았다. 러시아의 광궤의 레일 간격은 1,524mm 이다. 하지만, 남북한, 중국, 유럽은 표준궤로 레일 간격이 1,435mm 이다. 서로 다른 궤도를 써서 중간에 열차가 멈출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최근 유럽에서 궤간 가변열차가 개발 상용화가 완료되었다. 

Q - 동해선은 국내구간도 연결이 덜 된 것으로 아는데 연결 계획이 있는지?
나희승 - 강릉에서부터 국경인 제진 역까지 약 110km구간이 아예 연결이 되지 않았다. 우리가 이 연결도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강릉에서 제진역까지 연결계획을 가지고 있다.

Q - 대륙과 떨어진 미국, 일본까지 왜 동북아 철도공동체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나희승 - EU 공동체의 시작은 석탄철광공동체였다. EU의 석탄철강공동체를 가능케 했던 것이 열차운송공동체였다. 그리고 EU의 통합을 가속화한 것도 유럽의고속철도망이였다. 프랑스에 떼제베, 독일의 이체라는 고속철도가 전 유럽을 네트워킹하면서 유럽을 시공간적으로 압축하였다. 철도공동체의 목표는 미국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이 철도를 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자는 것이다.

<맺음말>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남긴 칭기즈칸은 이런 말을 남겼다.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놓는 자는 흥한다." - 칭기즈칸

지금 우리는 분단이라는 만리장성에 서있다. 분단의 시간들로 세계와 통하는 길들이 끊어져 있었다. 우리는 이 작은 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한다. 섬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우리가 다함께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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