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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ing/읽고 남김

목돈 사회 / 정우성

by 그냥그렇듯이 2016.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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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 사회에 도입된 자본주의를 '목돈자본주의'라고 정의한다. 이 '목돈'의 존재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바로 이 '목돈'을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상태의 차이가 큰 사회적 병폐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목돈자본주의'에 있는 한국 사람들은 돈, 그 자체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돈의 크기에 좌절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목돈자본주의가'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생각할 여유와 결심하는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행복추구권을 '경제적으로'겁탈해버린다."고 표현했다. 나아가 '목돈'의 폐해는 스펙쌓기, 엄청난 교육열, 부동산 등의 광적인 투기로 변했다. 특히, 저자는 교육의 목표는 노동 현장에 투입될 인간 부품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에 있는데, 이러한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자유로운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이러한 '자유로운 상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적 자립'을 동반하며 '목돈 자본주의' 아래의 대한민국에선 이러한 시민의 자유의지를 없애고, 순응의식 만을 남긴다고 비판한다. 이는, '인간'이라는 무궁한 원동력의 샘을 철저히 메말리고 자신의 인생을 '볼모'로 잡힌 채 살아가는 존재로 전락시킨다. 

우리 주위에서도 소위 '목돈'이 들어가게 되는 상황은 아주 많이 발견된다. '주택 구매', '교육비', '병원비', '권리금', '연대보증', '대출' 등이다. 이러한 '목돈'를 요구되는 사회는 개인이(특히,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게 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특히, '주택 보증금'과 '권리금' 형태의 '목돈'은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주거'의 욕구를 저해하고 그것에 대한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결혼비용', '대학등록금' 등이 존재한다. 

특히, 저자는 '주택 보증금'에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두고, '국가적인 방대한 정보 취합과 정리 그리고 활용'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기를 호소한다.

목돈게임은 단체전이다. 자식들이 자라났을 때 부모는 자식의 생활을 안정시킬 목돈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결국 끝없는 고통을 되물림하게 되며, '목돈게임'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

'목돈'의 유무에 따라 개인이 소비하는 기회와 시간 그리고 에너지라는 부분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된다. '경제적 자립'이라는 기초적인 과제를 수립하지 못한 게임의 패자의 편은 자신의 개인 의지를 확실히 꺾고 가장 안정적인 길을 택하도록 강요받는다. 하지만 게임의 승자의 편은 자신의 개인 자유 의지를 확실히 발휘하며 자신의 목표와 기회를 이룰 때까지 지속적으로 게임을 이뤄갈 수 있다. 때문에 기회의 자본성이 보장되며 결국 게임의 공정성은 처음부터 훼손되어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부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능력과 의지가 있는 빈자가 있다면 그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다룬 다양한 형태의 병폐는 최근의 이슈가 되고있는 '헬조선', '수저론', '7포 세대'의 인식을 투영한다. 그리고 이제라도 '개인의 자유'와 '기회'가 '목돈'에 예속된 한국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는 결국 더욱 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세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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