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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2

만남 by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 오니까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 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당신은 지금 어떤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까... 2019. 6. 12.
기도 by 정채봉 앞만 보지말고 뒤도 바라볼 수 있기를! 나만 생각치말고 주위 사람도 살펴보기를! --- 정채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게 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201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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