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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ing/보고 남김

EBS 통찰 24: 하이테크 시대, 전쟁윤리1편

by 그냥그렇듯이 201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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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이민수 교수 (前 육군사관학교 철학과 교수)

김형철 교수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첨단 과학 기술, 로봇 공학의 발전으로 바뀌고 있는 인간의 삶
전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을 대신해 군사임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로봇의 등장...
하지만, 이러한 군사로봇의 등장은 새로운 윤리문제를 낳고있다.

하이테크 시대, 변화하고 있는 전쟁윤리와 그 해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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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상무기의 개발 제한과 사용 제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제사회

이민수 교수)

전쟁과 윤리 - 개념의 부조화. 전쟁의 목표는 승리이나 윤리의 목표는 인간다운 삶을 목표로 삼고있다.
'전쟁 중이라도 윤리는 중요시돼야 한다.'는 갈등이 존재한다.

전쟁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졌던 칸트와 클라우제비츠
1. 칸트는 [영구평화론]을 내세웠다. 국제조직 설치, 상비군 폐지, 세계 공민법의 확립등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평화 연맹 체제의 철학적 근거가 되었다.
2. 독일의 군인이자 군사평론가인 클라우제비츠는 그의 저서 [전쟁론]을 통해 자신의 전쟁이론을 체계화했다.

"전쟁의 속성은 파괴다. 따라서 영구적인 평화는 무덤속에서나 가능하다." - 칸트

칸트는 국가 간의 연합으로 강력한 국제기구를 설립하면 영구평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국제 연합의 성립 조건에는 국가 간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칸트의 영구평화론은 국가 간의 진실성, 신뢰, 윤리적 기초를 바탕으로 성립된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중에 도덕과 윤리를 강조한다면 군사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즉, 도덕과 윤리는 '승리' 다음에 오는 부가적인 가치이다. 그는 전쟁을 지배하는 요소를 우연성과 불확실성을 꼽고있다. 이 두 가지는 비합리적이다. 하지만 도덕과 윤리는 합리성에 기반을 두고있다. 이러한 클라우제비츠의 주장을 아주 잘 표현해주는 동양의 고사성어(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宋襄之仁(송양지인)이다.

宋襄之仁 - 실질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어리석은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불필요한 인정이나 동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피해를 입는 것.

이 고사성어는 송나라 장군 목이가 초나라를 공격을 건의할 때 송나라 왕 양공이 군자의 도를 내세워 공격을 저지하다가 참패하게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양공같은 사람의 인격을 높이 평가한 이가 있다. 바로 맹자이다. 하지만 모든 군인과 정치가들은 양공을 어리석은 릐더로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도덕을 중시해서 군사력을 약화시켜 패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20세기 초까지 이러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 이론이 우세를 점하였다. 하지만 20세기 중후반(1945년) 이후 전쟁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1945년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으로부터 모멘텀을 갖게 된다. 일본은 원폭투하 6일 뒤인 8월 15일 무조건 항복을 했다. 이를 목격한 세계의 강대국들은 핵무기를 경쟁적으로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위기속에서 인류의 공멸이라는 주제가 떠올랐으며, 전쟁의미를 되새김질하기 시작했다.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인류가 공멸한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바로 공존(Collective Survival)의 개념이다. 이로인해 전쟁의 양상이 변하게된다.

핵환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 NPT)
비핵 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보유국이 비핵 보유국에 대하여 핵무기르 ㄹ인도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하는 조약

생물무기금지협약(Biological Weapons Convention)
생물 및 독소무기의 개발과 생산, 비축을 금지할 목적으로 1975년 발효한 다자간 군축 비확산조약

과거 전쟁의 목적은 영토 확장이였다. 오늘날의 전쟁의 목적은 바로 인류가 소중하게 지켜왔던 가치들(자유, 평등, 도덕, 정의)을 지키는 것이다. 공격대상은 전투원(combatant)에 한정되었다. 이를 통해 전쟁속에서의 인권이 부각된다. 

전쟁의 의미가 승리, 공존, 인권으로 확산되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된다. 예를 들어 공중폭격 시 시민의 안전 보장 문제, 민간인으로 위장한 적군 구별의 어려움, 포로의 처우 문제 등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쟁이 시작된다.

군사적 필요 (Military Necessity)
전쟁요건을 달성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며 합법성을 가진 방안을 취하기 위한 필요

인도주의 (Humanitarianism)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전쟁윤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된다. 윤리적 절대주의는 절대적인 도덕적 명령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결과보다는 동기를 주요시한다. 반면에 벤담이 주장한 공리주의는 행위의 결과를 중요시한다. 가치판단의 기준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실현에 두었다. 공리주의의 결점을 보완한 규칙 공리주의는 동기를 중시하는 절대주의와 결과를 중시하는 공리주의를 조화시켰다.

아프가니스탄 전투 마커스의 사례
2005년, 아프가니스탄으로 침투한 미군 네이비씰 4명의 요원. 일명 레드윈 작전
마커스와 동료들은 작전 도중 양치기 3명을 만나게 된다. 이 중 한 명은 소년이었다.
마커스와 동료들은 2가지 의견으로 나뉘었다.
2명은 풀어주자. 1명은 사살하자. 나머지 1명은 의견 없음.
마커스는 결국 3명의 양치기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마커스 일행은 탈레반 군의 공격을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세 명의 대원은 죽고 구조 헬기까지 격추당해 16명이 추가 사망했다.

마커스는 유일한 생존자였으며 이 사건을 담은 자신의 회고록 '론 서바이벌'을 쓴다. 이 책의 마지막에 마커스는 말한다.

"그 선택은 내가 한 선택 중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하이테크 시대의 도입으로 이러한 전쟁 윤리는 또다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중폭격의 정확도는 매우 떨어졌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Surgical Strike 등 원점 타격을 제거할 수 있게되며 불필요한 희생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있다. 로봇 무기의 개발로 인해 인간 생명이 대체된다. 하이테크 시대는 과학의 발달로 인권 존중의 가치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하이테크 전쟁은 도덕적인 전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전쟁 중에도 지켜야할 가치 도덕, 과거에는 계급, 권위, 폭력, 무력이 사용되는 타율적인 리더십이었다. 때문에 인권 존중의 가치가 약했다. 이로 인해 전쟁과 윤리의 부조화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현재 시대가 바라는 리더는 소통, 공감, 설득의 자율적인 리더십을 갖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인격자이다. 이로 인해 전쟁과 윤리가 조화를 이룬다. 이제 더 이상 전쟁과 윤리 그리고 도덕은 분리되지 말아야합니다.

"There should be a room for morality even in war."

김형철교수와 이민수교수의 대담)

김) 손자병법에서 적을 속이는 것이 전쟁의 핵심이라 하는데, 속이는 과정은 비윤리적이고 비인격적이지 않은가?
이) 전쟁 작전술의 하나인 기만은 윤리적, 도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타입이론(type theory)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일반적인 사람이 지켜야 할 규칙과 범죄자를 쫓는 경찰이 지켜야 할 규칙은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기만이 하나의 작전술이 될 때는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적이 포로라고 하더라도 인권 존중의 가치는 지켜져야한다.

김) 전쟁시 상대편이 규칙을 위반했을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전기국제법이 존재한다. 그 핵심은 인권의 존중이다. 최대한의 관용과 노력 후에도 변하지 않는다면 응징한다.

김) 시한폭탄을 설치한 테러리스트를 고문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일까?
이) 테러리스트가 교전 당사국의 일원인가, 또는 단순 범죄자인가에 따라 대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단순범죄자라면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이런 겨우 또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국제법상 포로는 언제든지 탈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김) 핵무기의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가?
이) 그것은 아니다. 국제법상 핵무기의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할지라도 사용할 수 있다. 핵무기의 사용은 인류 공멸을 막기위해 금지되었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핵무기를 사용해야될 시기가 왔으나 공멸의 위기가 없다면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규칙 공리주의자는 전쟁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위일지라도 단지 공리주의적 계산에 의해서 그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리처드 브란트-

김) 2차 세계대전 당시 보복의 형태를 띤 영국의 드레스덴 폭격은 비난받을 행위인가?
이) 이는 보복문제 그리고 비대칭의 문제로 볼 수 있다. 현재로선 비대칭적 보복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교전 규칙에 어긋난다.

청중)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군대에서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가?
이) 과거군대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 아래 비민주화로 이루어져 있었다. 실제로 민주화된 군대는 겉으로 보았을 때 매우 무질서하게 보인다. 그러나 임무수행에 있어서는 모든 노력을 쏟아낸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사회구성원은 공감하고 소통한다. 때문에 민주화된 군대는 자발적인 임무 수행으로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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