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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황동혁

by 그냥그렇듯이 2017.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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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배우

최명길 - 이병헌
김상헌 - 김윤석
인조 - 박해일
서날쇠 - 고수
이시백 - 박희순
김류 - 송영창
정명수 - 조우진
용골대 - 허성태
홍타이지 - 김법래
칠복 - 이다윗
이두갑 -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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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의 굴욕을 맞이하기까지 4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치욕을 참고 항복해야 한다는 주화파 최명길과 치욕을 견디고 사느니 끝까지 항전하여 죽음을 택하자는 척화파인 김상헌의 갈등, 그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조의 갈등을 다룬다.

오늘날의 동북아시아 국제정치 환경을 작중에서 다루는 명청교체기에 대입시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실제 작품은 오히려 허무주의 색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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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왜란을 겪은 후, 유성룡은 징비록을 남겨 후대에게 교훈을 남기려 했다. 하지만 그 교훈을 배운자는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내내 징비록을 읽으며 암걸릴뻔한 기억이 다시금 스물스물 올라왔다. 청과 명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치욕을 맞본 조선과 지금의 한국은 무엇이 다를까 우리가 역사속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부국강병의 꿈은 아마 영원히 이 땅위에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영화는 약간의 각색을 더했기에 실제 기록과 다른 점을 아래에 옮긴다. (출처 - 나무위키)

전체적으로 남한산성 공성전 진행과 조선과 청나라와의 교섭 등이 매우 단순화되고 중요한 디테일도 대거 생략되었다. 예컨대 후금에 인질로 갔던 박난영이 가짜 왕제와 대신들을 데리고 청나라 진영을 방문했다가 용골대에게 참수된 일같이 임팩트 있는 일화들은 전혀 묘사되지 않았다. 러닝타임상 한계란 것도 있겠지만 아쉬운 부분. 영화에서 김상헌은 자결한 것으로 나오나 실제로는 자결을 시도하다 제지되어 죽지 않고 척화파를 압송하라는 청의 요구에 따라 청에 까지 압송되었다가 돌아온다. 그리고 김상헌이 칼로 배를 찌르는데 실제로 김상헌은 목을 매었고 칼로 배를 찌른 것은 이조참판 정온이다.

* 도원수 김자점이 남한산성 근처까지 병력을 끌고 온다. 실제 김자점은 최정예 병력을 통솔하고 있음에도 함경도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아 인조가 삼전도의 굴욕을 맞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인조가 근왕병을 부르고자 각지로 전령을 보내나 모두 실패하면서 김자점의 근왕군 외에는 오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실제 지방에 있던 근왕군들은 당연히 인조가 남한산성에 갇힌 것을 애초부터 알고 다수가 구원에 나섰으나 청군에게 개발살이 나거나 남한산성까지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중 대표적인 전투가 쌍령 전투다. 즉 인조와 척화파 대신들이 작중 희망을 품고 있는 근왕군의 존재는 애초에 없었다고 봐야 무방하며, 실제 인조가 희망을 건 대상은 강화도에 피난가 있던 소현세자를 비롯한 왕족들의 존재였다.

* 홍이포의 위력이 매우 과장(6.25박격포수준...)되어 묘사되었다. 물론 홍이포는 당시 동양에서는 잘 안 쓰이던 거대 화포였고, 포의 구경은 당시 조선의 가장 큰 화포인 천자총통[16]보다 작지만 포신의 길이가 훨씬 길고 화약 소모량은 4배가 넘어서 화력은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쇠뭉치(실제 병인양요,신미양요 당시 프랑스와 미국군의 대포도 쇠뭉치를 날리는 정도 )를 날리는 전근대 대포라 청군은 홍이포를 동원하고도 남한산성을 직접 함락하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원래 잘 지어진 산성은 산 자체를 때려부수지 않는 이상 성벽이 좀 무너져도 방어측의 지리적 이점이 사리지지 않는다. 반면 영화에서는 청군이 인조의 항복 직전까지 홍이포를 배치만 하고 사용하지 않다가 막판에서야 대대적으로 사용하며 이 때 사격 한번에 성벽이 깨지고 산성 내부까지 초토화되는 등 엄청난 위력이 나온다. 이는 터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한 작품 허용이라고 봐야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그래도 너무 과장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 인조가 항복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산성의 함락(정확히는 항복하지 않았다가는 산성이 손쉽게 함락되고 모두 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공포감)으로 묘사하였다. 실제 남한산성의 방어력은 청군이 쉽사리 함락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했으며 인조가 항복한 결정적인 원인 또한 강화도에 피난가 있던 왕족들이 모두 붙잡혀 인조가 죽더라도 왕실을 보전할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청군이 끝까지 남한산성을 공격했더라면 결국 함락되기는 했겠지만[17], 영화에서처럼 청군이 공격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쉽사리 함락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공격하지 않은 정도는 아니었다.(남한산성은 실제로 가보아도 막강한 요새 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문신이었던 이시백이 아예 무과에 급제한 완전한 무인으로 나온다. 이시백은 작중 내내 갑옷을 입고 청군을 상대로 막강한 전투력을 선보이며, 심지어 최명길이 작중 그의 앞에서 나도 그대처럼 무과에 응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탄하는 등 완벽한 무인으로 변형되었다. 물론 실제 이시백이 수어사로서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을 방비하는데 큰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시백의 근본은 문신이었다. 더욱이 이시백은 훗날 우의정,영의정의 자리까지 올라 38년 간의 벼슬살이를 하였다. 중 3 국어 문학에 나올법한 인물로 바뀌었다.

* 최명길과 김상헌을 제외하면 김류로 대표되는 당대 신하들은 무의미한 명분론과 의리에 사로잡힌 무능한 간신들 정도로만 묘사되는데 당대 인조의 인재풀이 굉장히 빈약했던 것 자체야 부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 남한산성 안에도 할복으로 항거했던 이조참판 정온과 자진하여 청나라 진영에 척화신으로 보내졌던 삼학사 등이 있는데 이들이 잘린 것은 아쉬운 것을 넘어서 기존 사극의 단순한 조선 조정 묘사를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 김류를 과하게 인간 쓰레기화하여 그려낸 감이 없지 않다. 그의 아들이 청사에 길이 남을 핵폐기물 급 X맨이란 것에 대해서야 보편적 동의가 형성될 법도 하지만, 당시 김류 정도면 암만 박하게 봐준 들 그냥 본인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기 보단 원만한 선에서 중지를 모으는 것에 골몰하는 보수파적 인물 정도로 그리는 것이 가장 온당하다. 오히려 실제 역사 속에서의 김류는, 병자년 이전부터 도체찰사직을 맡아 수행하며, 주화론적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척화파가 주장하는 결전이 실제화 될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고 북변 방어체제 구축에 상당한 성의로 임하는 등, 합리적인 면모마저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최명길, 김상헌은 물론이고 심지어(?) 인조마저도 연민할 구석이 없잖은 입체적 인물로 그려놨기에, 관객들의 비난을 집중적으로 소화할 희생양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 제작진 측의, 전략적 조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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